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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릴 때 나는 방학만 되면 거의 외갓댁에서 살았음.

거기 가면 항상 같이 노는 애들이 있었는데 형 한 명, 누나 한 명, 동생 한 명. 나까지 넷이서 여름방학 한 달을 그냥 붙어 다녔음.

근데 어느 여름방학에는 이상하게 형이랑 동생이 안 온 거임.

결국 외갓댁에 온 건 나랑 누나 둘뿐.

평소에는 넷이서 시끌벅적하게 돌아다녔는데 둘만 있으니까 분위기가 묘하게 달랐음.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어느 날 누나가 수영장이나 가자고 함.

나야 당연히 좋다고 했고.

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 없었음.

수영장 도착해서 물장구치고 서로 물 먹이면서 평소처럼 놀았는데, 누나가 갑자기 나한테 수영 가르쳐준다면서 손을 잡는 거임.

“힘 빼라니까. 왜 이렇게 뻣뻣해?”

그러면서 웃는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얼굴을 제대로 못 보겠더라.

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누나인데 둘만 있으니까 괜히 의식되는 거임.

그러다 내가 균형을 잃어서 누나랑 같이 물에 빠졌고, 둘 다 허우적거리다가 겨우 일어났는데 눈이 딱 마주침.

둘 다 아무 말도 안 함.

한 2초였나.

누나가 먼저 피식 웃더니 내 이마를 툭 치면서 말함.

“뭘 그렇게 쳐다봐.”

'아니, 안 쳐다봤거든?'

“얼굴 빨개졌는데?”

'물 더워서 그런 거야.'

“수영장 물이 뜨겁냐?”

그 말 듣자마자 할 말 없어짐.

누나는 계속 웃고 있고 나는 괜히 물속만 보고 있었음.

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, 그날 이후로 남은 여름방학 내내 누나를 예전처럼 편하게 못 대했음.

그리고 누나도 그걸 눈치챘는지 가끔 일부러 가까이 와서

"너 왜 나 피해?"

하면서 놀렸음.

나는 그때 아무렇지않은 척 

'누나 예뻐서 부끄러워서 그랬어'

라고 아무렇지않게 말했는데 

그때 누나가 

"오늘 삼촌 친구랑 술먹고 온다는데 우리도 몰래 마시자"

라고했음

사촌누나랑 한썰

118 2026-10-26